<상의원>은 2014년 12월 24일 개봉한 한국영화입니다. 조선왕실의 옷을 담당한 기관 상의원을 배경으로 한 작품입니다. 영화 <킬링 로맨스>, <남자사용설명서> 등의 작품을 연출한 이원석 감독님이 연출을 맡았습니다. 제52회 대종상 영화제에서 의상상, 미술상을 수상하였습니다.
상의원이란 조선시대 임금과 왕족을 비롯한 왕실의 의복과 재물을 제작, 공급, 관리하는 일을 맡던 육조 중 공조에 속한 관청입니다. 왕실 재물과 의복 등을 담당하는 상의원은 조선 개국과 동시에 만들어지기 시작해 시행되어 온 경국대전에 따라 300년 간 그 조직 체계가 유지되어 왔습니다. 업무를 지도 감독하는 제조와 부제조가 있고 소속 관원으로는 관례 때만 뽑아 임명하는 네 명 또는 다섯 명의 관원이 실제 복식과 재화를 관리했습니다.
"상의원은 전하의 내탕이므로, 의대와 복식의 물건을 일체 모두 관장하는데, 다만 간사한 소인의 무리로 하여금 맡게하여 절도 없이 낭비하는 데에 이르니, 이제부터 공정하고 청렴한 선비를 뽑아서 그 일을 감독하게 하소서." [조선왕조실록 中] |
줄거리로
상의원 소속의 어침장 조돌석(배우 한석규)은 30년이나 왕실에 봉사하며 옷을 만들어왔습니다. 그 노고를 인정받아 곧 양반으로 신분이 상승될 예정이었습니다. 중전(배우 박신혜)은 영조(배우 유연석)의 명령에 의해 아름다운 새 옷을 하사 받아 그 보답을 하기 위해 왕의 낡은 옷을 수선해 마음을 표하려 하였습니다. 그래서 조돌석에게 과거에 왕이 입던 낡은 면복을 부탁해 받아서 밤새 수선하다 궁녀들이 촛대를 쓰러뜨려 옷을 태우는 사고가 났습니다. 중전은 조돌석에게 문제 수습을 부탁하였지만 조돌석도 찾는 이가 많아 해결해 줄 수 없었습니다. 마침 민간에도 옷 제작으로 유명한 이가 있었는데 그는 이공진(배우 고수)으로 그를 추천하였습니다. 영조는 이공진이 고쳐진 면복이 예전보다 더 편해졌다며 만족을 하였고 사냥복의 수선도 맡겨보라고 지시하였습니다. 이후 공진이 지어 바친 사냥복에도 흡족하여 다른 옷도 맡겨보라고 지시했습니다. 조돌석은 이공진을 기생옷이나 만드는 천하 자라고 생각하여 무시하였으나 곧 그를 잘 따르는 이공진에게 마음을 열게 되었으나 왕과 왕비의 신임을 얻은 것과 이공진의 천재성에 질투심을 느끼게 됩니다.
> 제작진의 고충
제작진은 <상의원>에는 실재했던 공간 '상의원'을 토대로 그곳에 있었을 법한 캐릭터를 만들었습니다. 제작진은 상의원의 역사를 모두 조사하여 그곳이 가장 번성했던 시대와 퇴락했던 시대를 알아내어 조선 궁중 복식의 변화에 모티브를 얻어 시나리오에 디테일을 더하였습니다. 실제 복식 변화를 알아보았습니다. 당의는 조선시대 여성용 저고리 위에 입는 옷으로 옷의 길이가 엉덩이를 덮을 만큼 길고, 옆 트임이 있으며, 소매 끝에 끝동처럼 거들지를 단 것입니다. 당의의 기원은 조선 초기 옆트임 당저고리에서 유래되었으며, 신분에 따라 평상복과 소례복 등의 예복으로 착용하였습니다. 당의는 광대화, 단소화, 왜소화의 과정을 거치면서 변화되어 갔습니다. 치마의 종류로는 일상용, 의례용, 특수용으로 나누어지고 한복치마의 착장에 따른 시루엣은 원뿔형, 원통형, 종형, 항아리형으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조선초기는 원통형과 종형의 실루엣이 나타나고, 조선 중기는 원뿔형 실루엣, 조선후기는 항아리형과 종형의 실루엣이 유행하였습니다. 조선 말기는 복합적으로 나타나지만 치마폭이 줄어들어 활동적이고 간편함을 추구하였습니다.
영화 <상의원>에는 명확한 시대적 배경이 나오지 않았으나 내용상 조선 영조시대를 배경을 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는데 영화의상은 16세기에서 18세기를 시대적 배경으로 하였습니다. 극 초반 조돌석은 16세기 의상인 당저고리와 대란치마를 만들었습니다. 이후 이공진은 18세기 의상의 특징인 항아리형 실루엣 치마에 당의를 입혀 여성미를 돋보이는 의상을 만들었습니다. 이 영화를 보면 시대에 알맞게 의상을 제작하려는 노력이 굉장히 보였고 자세히 제작하기 위해 많은 자료를 보았음을 알 수 있습니다.
> 감성 사극
<상의원>에는 중세와 현대를 관통하는 감정들이 있습니다. 아름다움을 향한 열망과 타고난 능력을 가진 이를 향한 질투 또는 열등감이 있습니다. 옷 한 벌에 반한 이들이 점점 아름다워지고, 그 옷을 입고 싶어 하고, 더욱 아름다운 옷을 바라는 과정을 인간의 본능적인 욕망이 있습니다. 그리고 모차르트와 살리에리의 관계가 떠오르는 천재 이공진과 장인 조돌석의 대결구도에서도 질투와 열등감이 드러났습니다. 두 사람 사이엔 타고난 능력을 가진 이를 향한 어쩔 수는 감정들이 일렁입니다. <상의원>에서 보이는 아름다움, 질투, 열등감이라는 감정들을 모아 만든 감성사극이었습니다.